백두산 여행중 Episodes

사진촬영중

“길잃음”

寫眞家 허형래

2001년 6월12일 늦은 봄 백두산 천지 탐사 겸 사진촬영에 임했다.같이한 일행과 함께 서백두정상 (북한과 중국과의 제5호 국경경계선이 있는 곳) 천지풍경을 촬영하고, 하산하는 길에 드 넓은 초원, 산림속 왕지(王池)라는 조그마한 연못으로 촬영장소를 옮겼다.

그때가 정오 11시경, 왕지 주변에 피어 있는 야생화에 유혹되어 촬영에 열중하다 보니 같이 갔던 일행과도 떨어지고, 길을 잃게 되었다.

나오는 길을 찾아 마냥 헤메다 내려간 곳이 중국 국경을 넘은 북한 지역이었다.

5시간 동안 길을 찾기 위해 혼신에 힘을 다하였으나, 밀림과도 같은 드 넓은 산림 속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모기와 해충이 득실거리는 상황속에서 휴대용 모기장두건(얼굴에 쓰는것)을 착용하고 다시 5시간여를 헤메이던 끝에 인기척이 있는 곳으로 마냥 길을 재촉하였다.

그 곳에 다다르니 중국 산림감시원들로 구성된 구조대가 나를 찾고 있었고, 그 들에 의하면 나로 인해 중국 서백두 일원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가까스로 그들에게 구조되어, 북백두 호텔로 돌아와 일행을 만난 시간은 저녁 10시, 그때 그 휴대용 모기장 두건이 없었다면 다시 돌아올 수 없었을 것이다.

만일을 대비해 가지고 갔던 장비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지금도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38년간의 군 생활이 이런 극한 상황과, 그 험한 산림 속에서 장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었기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